설악산 공룡능선 산행(2024.12.27)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2024년 말이다.
동해안 연수원에 2박3일로 예약을 해놓고 아내와 소공원에서 양폭산장까지
왕복 산행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사정상 못가게 되어서 홀로 산행했다.
나홀로 기회를 이용, 공룡능선을 15년여만에 오른 것이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겁도 나고, 날씨도 춥다고 해서 머뭇거리다가 출발했다.
새벽 2시반에 일어나서 컵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전날 사둔 빵과 샌드위치를
챙겨서 설악산 소공원으로 향했다. 옷을 단단히 여미고 헤드 랜턴을 장착,
4시20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다사다난한 1년여 삶을
되돌아보고 2025년에도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산행을 하였다.
산행코스는 소공원을 출발, 비선대에서 마등령으로 오른다음 공룡능선을 지나.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을 지나 비선대를 경유 , 소공원으로 원점회귀하는
등산 노선이다. 추운 겨울이라 산객들은 거의 없고 젊은 친구들 2팀 정도가
소공원에서 비슷하게 출발했다. 마등령까지는 가파른 언덕의 3.5키로이다.
3시간여만에 마등령삼거리에 오르니 해가 저 멀리 화채봉 너머로 올라와서
랜턴을 끄고,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공룡능선과 설악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한다. 마등령 삼거리에서는 나한봉, 큰새봉, 1275봉, 노인봉, 신선봉등
을 오르내리면서 험한 등로를 지나는 탓에 4.9키로인데 거의 5시간이 소요된다.
정말 아름다운 공룡능선의 속살을 감상하며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덜 녹은 눈과 내리막 빙판이 조금 있어서 조심조심 산행을 하여서 더 시간이
걸린듯 하다.. 15년전에는 가을이고 젊은 시절이어서 인지 3시간 정도 소요된
듯 했는데 이젠 내 체력의 한계인 듯 하여, 언제 다시 공룡을 밟을 련지.....
무너미고개 아래에서 샌드위치와 따스한 물로 배를 채우고 설악동으로 하산했다.
다리와 발가락이 아파와서 걷기가 약간은 불편하지만 산행 11시간 20여분만에
약 20키로의 산행을 무사히 종료했다. 배가 고프고 온 몸이 불편하다...
그러나 공룡능선 산행의 완성은 나의 산행 자존감을 높여주었다.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