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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기행 16

恒照 2025. 6. 12. 08:30


杜甫 나이 40에 현종이 제사대전을 거행할 때 三大禮賦를 올려 그에게 대제집현원(待制集賢院)의 벼슬을 내렸지만, 당시 재상인 이임보(李林甫)는 끝내 발령을 내지 않았다. 두보는 더욱 빈곤해졌고, 

통치자의 부패와 하층민의 고통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장안에서 10여년을 보내는 동안 마침내 군대의 창고를 관리하는 조그마한 벼슬, 즉 우위솔부병조참군(右衛率府兵曹參軍)이란 벼슬을 받고, 

가족을 데리러 봉선현(奉先縣)에 갔는데, "문에 들어서니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고, 어린 자식이 이미 굶어서 죽었다네(入門聞號咷, 幼子饑已卒.)". 이런 기막힌 일을 당한 두보는, 

그래서 통치자들의 사치와 부패를 고발한 <경사에서 봉선현으로 가며 느낀 詩 오백자(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를 지었는데, 사실 그의 마음이야 어디 500자에 그치겠는가? 

그속에 나오는 구절 "귀족들의 집에는 술과 고기 썩는 냄새 진동하는데, 길에는 얼어 죽은 사람의 뼈가 딩군다(朱門酒肉臭, 路有凍死骨.)"는 바로 그들에 대한 원망을 축약한 것이다.

杜甫는 낙양이 반란을 일으킨 안록산의 수중에 떨어진다. 775년에 안록산은 반란을 일으켜 황제 자리에 오르고, 현종은 장안에서 쫓겨나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는 신세로 전락한다. 

두보는 숙종이 영무에서 즉위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리로 가려다가 반란군에 붙잡혀 장안에 강제로 유폐되어 있었다. 그때 쓴 시가 춘망(春望)이다 

춘망(春望) 봄빛을 바라보며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나라는 무너졌으나 산하는 그대로이네.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성엔 봄이 와 초목 우거져 

感時花濺淚(감시화천루)
시절은 하 수상 꽃에도 눈물 짓고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이별이 한스러워 새를 보고도 놀라는 가슴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전란은 해가 바뀌어 삼월이 되어도 끝나지 않으니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만금을 주어서라도 가족 소식 듣고 싶구나.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백발이 된 머리를 긁으면 눈에 띄게 빠지니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이제는 비녀조차 꽂지 못할 터 

나라가 망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침통하고 암울했다. 자연은 나라의 흥망 따위에는 전혀 무심하다. 나라가 망하고 그 나라에 봉직에 있던 이들은 다 흩어졌건만, 

여전히 봄은 오고 인적이 끊어진 옛 성에도 수목이 우거진다. “나라는 망해도 산하는 여전하고/옛 성에 봄이 닥치니 초목은 우거지네.”와 같은 세상에 널리 알려진 절구는 간난(艱難)이 없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테다. 

나라가 망했어도 그걸 알 리 없는 꽃은 피고 새도 운다. 잔맹(殘氓:가난에 지친 힘없는 백성)으로 꽃을 보고 새소리를 듣는 이의 마음은 찢어진다. 

그러니 “세월이 스산하니 꽃에도 눈물을 짓고/이별이 한스러우니 새소리에도 놀라는 것.”이리라. 두보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슬픔과 애처로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