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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시사 내용

교수들이 선택한 2020 사자성어

by 恒照 2020. 12. 21.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겨
교수들이 올 한 해를 특징 짓는 사자성어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꼽았다. 아시타비는 올해 크게 유행했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을 한문으로 옮긴 성어로, 최근 만들어진 신조어다. 신조어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연말에 한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선정하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답한 교수의 32.45%(588표)가 ‘아시타비’를 선택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자성어 후보 6개 중 2개를 중복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많은 교수가 올해 우리나라 사회를 ‘내로남불의 해’로 규정한 것이다. 내로남불이란 말은 1990년대 정치권에서 처음 등장했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는 “우리 사회에 ‘내 탓’ ‘내 잘못’ ‘내 책임’이라는 자기 성찰을 망각하는 기류가 만연해있다”며 “저쪽이 잘못이고, 가짜 뉴스이고, 거짓말이라는 식의 비방이나 감정 대립의 오만한 언사만 늘어났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예체능 계열의 한 40대 교수는 “조국에 이어 추미애, 윤석열 기사로 한 해를 도배했는데 골자는 한 줄”이라며 “‘나는 깨끗하고 정당하다’”라고 했다.

2위는 396표(21.8%)를 얻은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이어 ‘성에 차지 않거나 철저하지 못하다’는 뜻의 ‘격화소양’(隔靴搔癢·304표),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산속’이란 뜻의 ‘첩첩산중’(疊疊山中·231표)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