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조 원소의 식량 창고 오소를기습하다
허유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알아낸 조조는 즉시 장수들을 소집합니다.
"원소가 군량미를 오소에 숨겨두고 있다.
나는 정병 5,000명을 이끌고 오소를 치겠다.
장요와 허저는 나를 따라 오소로 가자."
"오소를 기습하는 군사들은 모두 원소의 장병들로 위장하고...
마른 풀과 장작, 생선기름 등 인화물질을 소지해라.
내가 오소로 간 걸 알면 원소는 이곳 본채를 공격할 것이다.
본채는 가후와 조홍이 지켜라."
"하후돈 하후연은 본채 밖으로 나가 왼편에 매복하고...
조인은 오른편에 매복한다.
원소가 기습해오면 좌우에서 협공하여 적을 무찔러라."
"옙...승상."
이렇게 조조가 오소를 기습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조용히 영채를 벗어나 어둠속을 헤쳐 나갑니다.
원소의 참모 중 저수라는 모사가 있습니다.
조조의 영채를 감시하던 군사가 들어와 보고합니다.
"지금 조조의 군사들이 컴컴한 밤중에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읍니다.
캄캄한 밤이라 식별은 안돼지만 대략 4~5천명은 될 듯 합니다."
저수가 곰곰 생각하더니...
"조조가 밤에 움직인다면 오소에 쌓아 둔 식량을 기습할 가능성이 있다.
빨리 주공께 알리고 대책을 세위야 한다."
저수가 원소에게 면담을 요청했죠.
"주공은 주무시는가?"
"예...초저녁에 술을 드시고 지금 주무시고 계십니다."
"빨리 깨우시게.
급히 보고드릴 일이 있네."
술에 취해 자고 있던 원소가 귀찮다는 듯이 저수에게 묻습니다.
"무슨 일인가?
할 말이 있으면 내일 아침에 할일이지...."
"밤중에 조조 군사들이 영채를 빠져 나갔다 합니다.
식량을 보관하고 있는 오소가 불안합니다.
지금 즉시 날랜 군사들을 추가 배치하여 오소를 지켜야 합니다."
그러자 원소가 화를 벌컥내며...
"무슨 잡소리를 하고 있느냐?
조조가 우리 식량 창고의 위치를 어떻게 안단 말이냐?
조조는 원래 잔꾀가 많은사람이다.
한 밤중에 군사를 움직이는 척하여 우리를 유인하려는 수작이다.
그리고 오소는 순우경이 지키고 있다.
아무 걱정 말아라."
"주공...순우경은 믿을 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그는 술이 과하고 책임감이 없습니다."
"시끄럽다. 넌 지금......
내가 술한잔 마시고 자는걸 비꼬는거냐?
그리고....넌....
네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순우경을 헐뜯느냐?
여봐라 이놈을 당장 밖으로 끌어내라."
저수가 밖으로 끌려나가며 탄식합니다.
"우린 오늘 밤 망하겠구나.
우리가 망하면 장차 내 시체는 어느 구석에서 뒹굴꼬?"
조조의 군사들이 오소로 가던 도중 원소의 검문 초소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디로 가는 군사들이냐?"
"예...우리는 명을 받아 오소로 군량을 옮기는 중 입니다."
검문병들이 횃불로 비쳐보니 자기편 군사 복장이 틀림없습니다.
"통과하시오."
이렇게 몇 군데의 검문초소를 통과하여 오소에 당도해보니 거의 새벽 4시 무렵이 됬습니다.
"공격하라."
조조의 명령이 떨어지자 장수들과 장병들이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뛰어듭니다.
그리고 가지고 간 장작과 마른 풀에 생선기름을 묻혀 불을 지릅니다.
"적이다... 적의 기습이다."
놀라서 소리치는 경계병들을 풀베듯 베어 넘기고 ...
허저는 순우경의 막사로 똑바로 뛰어 들어갑니다.
순우경은 술에 취해 코를 골고 자고 있다 고함소리에 놀라 일어났습니다.
"왜 이리 소란스럽냐?
그리고 저건 왠 불길이냐?
부관...부관은 어디있냐?"
"순우경...부관은 없고 .....
저승사자가 여기있다.
무슨 일로 부르느냐?"
막사로 뛰어든 허저가 그 괴력으로 순우경을 번쩍 들어 바닥에 매어 꽂습니다.
꾀당...
"아이쿠 허리야. 누...누구냐?"
"나? 난 조승상의 호위대장 허저다.
경비 책임자가 술에 떡이 되어 자고 있으니... 한심한 작자로구나."
포승즐에 묶여 온 순우경을 내려다 보던 조조가...
"저놈의 코와 귀를 베어라.
그리고 말에 묶어 원소의 진영으로 돌려보내라."
"저자의 코와 귀를 벤 것은 책임있는 장수로서 대군의 목줄기와 같은 식랑창고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응징이다.
여기 보관되어 있는 1만 대의 수레에 실을 수 있는 식량은 한 톨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불태워라."
70만 대군을 먹일 식량이 모두 잿더미가 됐군요.
주공인 원소가 술에 취해 자다가 저수의 충언을 귓등으로 듣더니....
그 부하 순우경 역시 술에 취해 자다가 생명줄 같은 식량을 모두 잃었군요..
오소에서 불길이 치솟자 놀란 원소가 장수들을 소집합니다.
"오소쪽에서 불길이 솟고 있다.
어찌 하면 좋겠느냐?"
장합이 나서 대답하죠.
"즉시 군사들을 오소로 보내야 합니다.
조조는 소수 병사들로 기습했을테니 우리가 많은 군사를 몰고가서 조조를 사로 잡아야 합니다."
이때 원소의 주변엔 1급 모사가 아무도 없습니다.
전풍은 옥에 갇혀있고...
허유는 조조에게 투항했고...
저수는 쫒겨났기 때문입니다.
남은 모사는 3류급 모사 곽도입니다.
3류 모사 곽도가 진언합니다.
"주공...오소를 기습했다면 조조가 친히 출전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즉시 조조의 본채를 기습합시다.
그러면 조조도 오소를 포기하고 본채를 구하러 달려올테니 그때 사로 잡도록 하지요."
곽도의 말을 들은 원소가 갈팡지팡 결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한참 생각하더니...
"두가지 계책을 다 쓰자.
장합과 고람은 군사 10만명을 인솔하여 조조의 본채를 공격해라.
장기는 군사 1만 명으로 오소로 달려가 식량을 지켜라."
한편 이때....
오소를 완전히 불태운 조조는 장병들을 다시 순우경의 군졸로 위장시킵니다.
모두 순우경의 부하로 위장하고 이곳을 빠져나가자.
조조의 군사들이 오소에서 내려오자 장기의 군사들과 맞닥뜨렸습니다.
"너흰 어디로 가는 군사들이냐?"
"장군...저희는 순우경의 부하들입니다.
조조의 기습을 당해내지 못하고 지금 본채로 가고 있습니다."
"못난놈들...알겠다.
가보아라.
자 전군 오소를 항해 돌격.
조조를 사로 잡아라."
장기가 오소에 진입해보니 새까맣게 타버린 군량미와 순우경의 부하들 시체만 있을 뿐 조조의 군사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속았다.
방금 지나친 군사들이 조조의 군사들이었다. 빨리 추격하라."
장기가 허둥지둥 오소를 내려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데 길가에 매복하고 있던 허저와 장요가 뛰어 나옵니다.
"장기...정신없이 어디를 왔다갔다 하느냐?"
하고 달려들어 목을 베어버립니다.
장수가 죽자 놀란 원소의 군졸들이 도주하는데...
조조의 군사들이 추격하여 전멸시켰습니다.
한편 10만 대군으로 조조의 본채를 습격한 장합과 고람은 더 큰 위험에 빠졌습니다.
영채의 문이 열리며 조홍이 군사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해 나오는데 좌측에선 하후돈 하후연이...
우측에선 조인이 군사를 몰고나와 협공합니다.
"와아...원소의 군사들을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와...아...
"후퇴...후퇴...일단 후퇴한다.
장합과 고람이 퇴각하는데 이번엔 조조가 길을 가로 막습니다."
"장합...모두 끝났다. 투항해라.
너희 식량은 모두 불에 탔다.
이제 무엇을 먹고 싸우겠느냐?"
장합과 고람은 말에서 내려 항복합니다.
"승상...투항 하겠습니다."
장합이 군사들을 이끌고 투항해버리자..
남은 원소의 군사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합니다.
"밥...밥을 다오. 배가 고프다."
"자넨 무얼 좀 먹었나?"
"응...어제 쥐를 한마리 잡아서 10사람이 나누어 먹었네
난 운좋게 쥐 꼬리 반토막을 먹었네."
"쥐 꼬리? 반토막?....우엑..."
구역질을 하던 병사가 동료군졸을 바라보더니....
"배가 몹시 고프구나. 그런데.....
넌 쥐고기라도 먹어서 그런지 얼굴에 화색이 도는구나..
꿀꺽...."
"날 바라보면서 침은 왜 흘리느냐?....
난 앙상한 갈비뼈만 남은 사람이야."
"그...그러니까....
고기는 뻬다귀 붙은 고기가 맛이 훨씬 좋아.
애들아 파 썰고 물 끓여라.
저놈이라도 잡아서 곰탕으로
한 그릇씩 먹고 기운을 내자"
조조의 군대는 승세를 타고 원소의 군대를 맹렬히 공격했죠.
"조조군의 기습이다!
모두 무기를 들고 방어하라."
"어...어...일어설 힘도 없는데 무기를 어떻게 들어?"
원소의 군대는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집니다.
원소는 아들 원담과 함께 북쪽을 향해 황급히 도망쳤는데 기마병 8백 명만이 그들을 따를 뿐이었습니다.
관도대전으로 무려 70만 대군을
잃은 것이죠.
하북으로 쫒겨간 원소는 2년 후에 병들어 죽었고,
조조는 원소의 잔여세력을 소탕하여 중국의 북방을 완전히 장악하였습니다.
관도대전은 조조의 완벽한 승리로 끝이 났군요.
한편 유비는 여남에 터를 잡고 유벽과 공도의 도움을 받으며 군사를 모아 조련하고 있습니다.
유비가 군사를 2만 여명 정도 모았을 때 ....
조조와 원소가 관도에서 격돌하게 되었습니다.
관도대전을 관망하던 유비가 허도를 칠 기회라고 판단하고 군사를 일으킵니다.
"자아...지금 조조는 관도에서 전쟁 중이다
원소와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으니 허도는 비어있다.
이 틈을 타 우리가 허도를 치자.
허도를 점령하여 천자를 구하고 기울어져 가는 한실(한나라)을 바로세우자."
조자룡이 이의를 제기 하죠.
"주공...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관도대전 초기에 허도를 쳤다면 성공했을 텐데...
지금은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자칫하면 승세를 탄 조조에게 오히려 당할 수도 있습니다."
"자룡....모르는 소리.
지금 관도대전은 백중세라 들었다.
조조가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지금이 허도를 치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다"
확신에 찬 유비의 결심에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합니다.
"출발...전군 허도로 진격한다.
허도로 들어가 황제 폐하를 구하자."
유비가 2만 군사를 일으켜 관우, 장비, 조자룡과 함께 여남을 출발하였습니다.
군사들은 천자를 구한다는 정의감에 사기가 불타오릅니다.
그러나 조자룡의 예상대로 이미 시기가 늦었습니다.
오소를 급습하여 식량을 불태운 조조의 군사는 하늘을 찌르는 기세로 원소군을 꺾었습니다.
조조에게 크게 패한 원소가 겨우 800여기를 거느리고 하북으로 도주하자....
유비가 허도를 친다는 보고가 들어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날 뻔 했구나.
빨리 군사를 허도로 돌리자."
조조는 급히 5만 군사를 몰아 양산으로 달려왔습니다.
유비 일행이 양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뽀...뽀고요....
조조가 군사를 몰고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뭐 조조가 이렇게 빨리 쫒아왔단 말이냐?
전군 전투 준비....
조조의 군사를 막아라."
생각보다 휠씬 빨리 추적해온 조조의 대군을 보자 유비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조조가 마상에 높이 앉아 유비를 보고 호통을 칩니다.
"유비....불쌍하구나.
이젠 네가 빈집털이로 나섰구나.
오늘 네 버릇을 고쳐주겠다."
"조조....생각보다 빨리 쫒아왔구나.
이곳 양산 벌판에서 한판 승부를 가려보자."
조조의 군사와 유비의 군사가 격돌하였으나.,
유비의 2만 군사는 조조의 5만 군사를 이기지 못하고 대패하였죠.
유비는 군사들을 거의 잃고 또 도주합니다.
"뒤로 전진...아니...후...후퇴
빨리 퇴각하라."
한참 쫒기던 유비가 뒤돌아 보니 더 이상 추격병이 보이지 않습니다.
"휴~우 좀 쉬자.
자...이제 추격병이 없으니 산비탈에 진채를 내려라."
유비가 산비탈에서 한숨 돌리고 있는데...
또 나쁜 소식이 들어옵니다.
"뽀... 뽀고요.
여남을 하후돈 하후연에게 빼앗겼습니다.
유벽과 공도 두 장수도 전사했습니다."
유비가 관우, 장비, 조자룡앞에서 신세 한탄을 합니다.
"조조를 이기지 못하고....
이젠 돌아갈 곳 조차 없구나.
내 신세가 왜 이모양 이꼴인고?"
"아우들 보기 부끄럽구나.
자룡의 예측이 맞았어.
관도대전을 관망하다 군사를 일으킨 시기가 너무 늦었어.
이번의 패전 원인은 적당한 때를 놓친 탓이야.
이젠 나에겐 송곳하나 꽂을 땅도 없으니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냐?"
관우와 장비, 자룡이 유비를 위로합니다.
"형님...기운을 내십시오.
그까짓 땅이야 또 빼앗으면 되지요.
저흰 형님만 무탈하시면 됩니다."
"그래 다들 기운을 내세.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가까운 형주로 가세.
형주는 내 종친인 유표가 다스리고 있으니 그곳에 몸을 의탁하세."
유비 일행은 형주 유표에게 몸을 의탁합니다
유표?
기억나시죠.
손견이 전국옥새를 주워 강동으로 돌아갈 때 유표가 기습을 했죠.
그러나 그때는 손견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손견이 강동에서 힘을 길러 유표에게 복수하러 나왔으나....
유표의 부하들이 쏜 활에 맞아 손견은 전사했죠.
손견을 죽인 용감 무쌍한 유표였으나...
그도 세월 앞에선 어쩌지 못하고 늙었습니다.
60을 넘긴 유표는 마누라인 채씨 부인이 제일 겁나는 존재입니다.
"끙....끙.....마누라 오늘은 일찍 잠이나 잡시다."
"이 영감탱이야......
그러기에 비아그라를 미리미리 챙겨두라고 했지?
벌써 열흘 째 그냥 자다니?
오늘은 힘 좀 써봐."
"마누라....
비아그라는 의사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애들 눈치가 보여서 처방전 받으러 가기 민망하오."
"쯪...저 영감탱이를 어디에 쓸꼬?
내일은 보약이라도 달여 먹여야겠구만."
이 표독한 채씨부인은 젊은 후처입니다.
유표의 본 부인은 <유기>라는 아들을 낳고 병사했으며...
후처로 들어온 채씨부인은 <유종>이라는 아들을 낳았습니다.
"유기....저 눈에 가시같은 놈...
저놈이 후계자가 되면 큰일이야.
잘생기고 똑똑한 내아들 유종이 후계자깜이지..."
유기를 늘 경계하는 채씨 부인에겐 <채모>라는 오빠가 있습니다.
채모는 유표의 처남이며....
바다에서 적과 싸우는 해전에 능한 장군이죠.
유비가 형주에 의탁하러 오자...
채모는 유비를 못 마땅하게 생각 합니다.
"채부인....저 유비라는 사람 일찌감치 제거해야 합니다.
유기와 유비가 손을 잡으면 후계자 선정시 우리가 불리합니다."
"오빠...잘 알겠으니 오빠선에서 유비를 제거하세요.
누구든지 우리 유종이 후계자가 되는데 걸림돌이 되면 모두 제거하세요."
채씨 부인과 그 오빠 채모가 유비를 경계하며 제거 음모를 꾸미고 있지만...
유표는 유비를 친 동생처럼 아끼며 가까이 지내고 있습니다.
"유비 동생....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이 형에게 얘기하게.
뭐든 도와 주겠네."
"예...유표 형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형님에게 몸을 의탁하고 보니 항상 마음이 편합니다."
"형님도 뭐든 걱정 거리가 있으면 저에게 하명해 주십시오.
힘 닿는데까지 도와 드리겠습니다."
"유비 동생....
사실 내겐 두가지 근심이 있네.
첫째는 내게 아들이 둘 있는데 본처에서 난 아들이 장남 유기라네.
장남은 총명하고 리더십이 있어 내 후계자로 삼고 싶은데 그게 내 마음대로 되질 않네.
본처와 사별 후 지금의 채씨부인과 재혼하여 둘째 아들 유종을 낳았는데....
이 아이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그리 총명한 편이 못되네.
그런데 마누라가 후계자 얘기만 나오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유종을 세우라고 대드니...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네."
"두번째 고민은 내가 다스리는 강하에서 장무와 진손이 반란을 일으켰네.
내가 진압하러 나가야겠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몸이 예전같지 않네."
"형님...무얼 그리 고민하십니까?
후계자는 당연히 장남으로 세우셔야죠.
제가 보아도 유기는 후계자 감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리고 덜 떨어진 아이를 후계자로 삼아 망한 나라와 망한 집안이 많지요.
그리고 강하의 반란은 제가 관우, 장비, 조자룡을 데리고 나가 즉시 진압하겠습니다.
아무 걱정 마십시오."
"고맙네 아우..."
유비는 유표가 내어주는 군사를 몰고 강하로 출전하였습니다.
그런데 후계자로는 유기를 선정하라는 유비의 조언이 채씨부인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유비가 유표의 후계자 문제에 끼어든게 실수는 아닐까요?
한편.....군사를 몰고 강하로 건너간 유비는 단숨에 성을 포위했습니다.
"반역자 장무와 진손은 나와라.
너흰 어째서 주군을 배신하고 반역하는거냐?"
유비를 우습게 보고 장무가 군사를 몰고 뛰어나옵니다.
"너는 갈곳이 없어 유표에게 빌붙은 거지 주제에 이곳엔 무엇하러 왔느냐?
각설이 타령이나 구성지게 부르면 식은밥이라도 나눠 주겠다"
그 말을 듣던 조자룡이 장창을 비켜들고 뛰어나갑니다.
"그래 기왕 주려거든 뜨거운 것을 다오."
하며 창을 내 지르자 ....
장무가 뜨거운 피를 쏟으며 말에서 굴러떨어집니다.
싸우는 광경을 보고있던 유비가...
"자룡, 장무가 타던 말을 끌고와라.
말이 꽤 쓸만하구나."
조자룡이 장무의 말을 끌고 오는데 다시 진손이 성문을 열고 뛰어 나옵니다.
"자룡...거기 서라...장무의 원수를 갚겠다."
진손이 자룡의 뒤를 추격해오자 관망하고 있던 장비가 뛰어나갑니다.
"월컴...웰컴.....진손...
이 장비가 싸운지 오래되서 온 몸이 근질거리는데 아주 반갑다."
진손이 장비를 향해 달려들며....
"고리눈....눈을 보니 겁먹었구나.
한수 가르쳐주마."
호기있게 덤볐지만 장비의 적수가 아니죠.
한번 휘두르는 장팔사모에 진손의 몸은 두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쩝...몸도 풀리기 전에 죽다니.
너무 싱겁구나."
유비는 하루만에 반란을 진압하고 장무가 타던 말을 끌고 형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유비 일행이 강하에서 싸우고 있는 동안 채씨 부인은 지속적으르 유비를 헐뜯기 시작 합니다.
"녕감...그 유비란 사람....
귀가 크고 눈이 쪽 째진게 꼭 도적놈처럼 보이네요."
"그놈 밑엔 수염이 너저분하게 긴 장수하고....
대갈통이 항아리 만큼 큰 장군이 있던데....
모두 불량한 족속들이 틀림없어요."
"딴 맘먹고 반란을 일으킬 도적들이니....
아예 멀리 쫒아 보냅시다."
"허어...부인...
유비 아우는 인의를 중시하는 사람이오.
그런 비겁한 사람이 아니니 걱정 마시오."
"이 영감탱이가 마누라 말을 통 듣지 않아요.
그놈들 쌍판대기가 딱 도적놈들 쌍판대기던데...
무얼 믿고 가까이 둔단 말이에요?"
(끙....늙어서 마누라 말 안듣고 편할 수 있나......)
"알겠소...내 그들을 멀리 떨어진 신야성으로 보내겠소."
"녕감...잘 생각했어요.
오늘 저녁은 <자라탕>으로 끓였으니 팍팍 드시고 기운좀 써보세요. 씻고(?) 기다릴게요"
"끄...응...자라탕은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오.
오늘은 좀 편히 잡시다."
반란군을 제압하고 유비 일행이 돌아오자 유표가 성밖까지 마중 나가 이들을 맞이 합니다.
"유비 아우 수고 많았네.
반란군 때문에 잠을 못잤는데....이제야 맘이 놓이네."
"형님...제가 승전한 기념으로 말 한필을 선물하겠습니다."
유비는 장무에게서 뺏은 말을 유표에게 선물로 주자...
"아우...과연 명마로군.
온 몸에 잡털하나 없이 흰색에 덩치가 산만하니 이 말 역시 천리마로군."
유표가 선물받은 말을 타고 들어가자 괴월이라는 장수가 유표를 부릅니다.
"주공...이 말을 어디서 얻으셨나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유비에게 받은 선물이네."
"주공...이 말을 타지 마십시오. 큰일 납니다.
이런 말을 적로라고 하는데 예로부터 적로는 반드시 그 주인을 해친다고 합니다.
적로 (的盧)란 이마에 흰 무늬가 있으며, 눈밑에 눈물 주머니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디.
노비가 타면 객사하고, 주인이 타면 사형을 당해 흉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 말에도 관상이 있군.
말을 듣고 보니 기분이 나빠 유비에게 돌려주겠네."
유표는 유비에게 말을 돌려주면서...
"유비 아우...반란 진압에 수고 많았네.
그런데 이 형주는 성이 비좁고...
또 자넨 딸려있는 식구가 많으니 신야성으로 옮겨가게.
그곳은 공기가 맑고 경치가 수려해 살기 좋은 곳이라네."
이렇게 되어 유비 일행은 신야성으로 내 쫒기다 싶이 옮겨 가고 말았죠.
유비 일행이 신야성으로 옮겨가자 채씨 부인은 오라비 채모장군을 부릅니다.
"오빠...유비가 유기를 후계자로 세우라고 꼬득이고 있어요.
오빠선에서 처치해 버리세요."
"채부인...알겠습니다."
보름 후 풍년잔치를 하려는데...
그때 유비를 초청해서 죽이겠습니다.
몇일 후 채모가 신야로 가서 유비를 방문합니다.
"유황숙...편히 잘 계신지요?"
"채장군...어서 오시오.
내가 유표장군께 몸을 의탁하여 마음과 몸이 편하다 보니 이 허벅다리에 살 붙는걸 보시오.
말을 타고 산야를 누벼야 허벅다리에 살이 빠지는 법인데....
이렇게 살이 찌는건 무사의 본분이 아니라서 부끄럽소."
"유황숙...지금 형주에는 수십년 이래 처음으로 대풍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유황숙을 모시고 풍악놀이를 하려는데 참석해주시지요."
"풍년을 즐기는 잔치라면 내 꼭 참석해야지요."
자아..채모가 분명 유비를 해칠 마음으로 풍년잔치에 초대하는데....유비는 무사할까요?
유비는 조자룡과 300군사의 호위를 받으며 풍년잔치에 참석하였습니다.
유비가 양양성에 들어서자 형주에서 미리 마중나온 관리들과 양양의 백성들이 유비를 반겨줍니다.
"유황숙 어서오십시오.
올해는 황숙의 덕택에 대풍년이 왔습니다.
오늘 마음껏 드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영접나온 관리 중 이적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유황숙...이 말을 타지 마십시오.
이 말은 적로라는 말인데 반드시 주인을 해친다고 합니다."
유비가 그 말을 듣더니...
"사람의 운명은 하늘이 정하는 것인데 어찌 말 한마리 따위에 좌우될 수 있겠습니까?"
이적은 그 말을 듣고 유비의 지혜와 용기에 감탄합니다.
"유비는 장차 큰 인물이 될 사람이다."
유비가 자리를 잡자 유표의 두 아들이 죄우로 앉고 조자룡이 경호를 위해 유비의 뒤에 시립하고 섰습니다.
"자....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풍년잔치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오늘은 날씨도 화창하고 음식도 많이 준비했으니 마음껏 먹고 마시며 즐겨봅시다."
"먼저 김덕수 선생님과 제자들의 사물놀이가 있겠습니다.
모두 박수로 맞이해주시기 바랍니다."
흥겨운 사물놀이가 시작되자 술잔이 돌아가고 분위기가 무르 익었습니다.
"자 오늘은 탁주로 준비했습니다.
중국산 고량주는 너무 독하니 오늘은 한국산 막걸리로 듭시다."
땀 흘린 농부들을 위하여...
ㅡ위하여!
형주에 계시는 우리의 주군 유표를 위하여...
ㅡ위하여!
이 자리에 참석하신 황실의 종친 유비를 위하여...
ㅡ위하여!
술이 몇잔 돌고 분위기가 도도해지자..
괴월이라는 장수가 조자룡에게 접근합니다.
"경호실장님...분위기 좋은데 딱 한잔만 하시죠."
"치우시오. 난 경호중엔 술을 마시지 않소."
"아이고...경호실장님이 그렇게 무섭게 서 계시니 좋은 분위기가 자꾸 어색해집니다."
"술잔 치우라니까요.
난 근무 중엔 안마신다고 했지 않소.?"
그러자...유비가 끼어듭니다.
"자룡아...오늘은 좋은 날이니 너도 한잔 하거라."
"주공...저는 괞찬습니다.
주공께서 많이 드시지요."
"허어...마시라니까.
이곳의 유표는 내 친형님 같은 분이라 믿어도 괜찮다."
괴월이 잡아끌고 유비가 귄하니 자룡도 할 수 없이 따로 마련된 잔치 자리로 갑니다.
그러자 경호를위해 따라온 300명에게도 푸짐한 술상이 돌아갔죠.
"자..자..여러분...경호실장님도 한잔 하시는데 여러분도 허리띠 풀고 맘껏 드세요."
"야...녹두전에 도토리 묵이다.
족발에 파전도 있구나.
닭은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구나."
"한잔 따라라...마셔보자.
부어라...마셔라...."
이렇게 분위기가 도도해지는데 이적이 유비 가까이 오더니....
"유황숙 빨리 피하십시오.
채모가 황숙을 죽이려고 군사들을 사방에 철통같이 배치했습니다."
"서문이 비교적 허술하니 그리로 탈출하십시요."
"이적...고맙소...
이 은혜 후일에 꼭 갚겠소."
유비는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갑니다.
"어 취한다.
얘들아 칙간(?)이 어디니?"
"예?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거네.
쉬가 마려워서."
"예...저쪽 모퉁이에 있습니다."
유비가 비틀거리는 척 걷다가 말을 타고는 쏜살같이 서문쪽으로 내 달리기 시작합니다.
"유비가 도망친다 잡아라.
놓치지 마라."
채모가 얼굴이 붉어지며 추격이 시작됩니다.
"놓치면 참수 하겠다.
유비를 죽여야 한다."
"저런 나쁜 놈들 정말 나를 죽이려 하는구나.
이랴...이럇 빨리 도망치자."
유비가 정신없이 도망치는데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강물이 가로막습니다.
강 너머를 바라보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입니다.
"이렇게 강이 가로막고 있어서 서문에는 군사를 배치하지 않았구나.
그런데 이 강을 어떻게 건넌단 말인가? 여기에서 유비의 운명도 끝나는건가?"
유비가 망연자실하게 넘실대는 강물을 바라보는데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립니다.
"유비가 멈췼다.
독안에 든 쥐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베어버려라."
"천하의 유비가 여기에서 죽는구나."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는데....
유비가 탄 적로가 갑자기 앞발을 들더니...
히.히..히..힝...
(자금 부터 제가 <버터프라이>수영솜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주인님은 제 고삐를 꽉 잡고 계세요)
하더니 물에 풍덩 뛰어들어 헤엄을 쳐 건너기 시작합니다.
쏴아...쏴아...(물살을 가르는 소리)
강을 다 건너더니...
(다음은 제 점프실력을 보여드리죠.)
히...히...히..힝...하더니...
적로가 껑충 뛰어 절벽 꼭대기 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럴수가...적로야...적로야...
넌 주인을 해치는 말이 아니고 주인을 살리는 말이구나."
히..히..히..힝...
(나도 그런 말 들으면 억울하다니까요.
저 아니었으면 주인님도 죽었시유.
고마우면 참한 암말이나 한마리 소개해 줘유.)
"난 지금 기분이 구름과 안개속을 지나온 기분이구나.
적로야 고맙다."
적로 덕분에 목슴을 건진 유비가 컴컴한 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메다 불빛을 발견하고 외딴 집을 찾아들었습니다.
유비가 물에 빠진 생쥐처럼 후줄근한 모습으로 문을 두드리니 조그만 동자가 문을 열어줍니다.
"캄캄한 밤중에 뉘신지요?
여긴 사방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 딴맘 먹으면 안됩니다."
"애야...난 나쁜 사람이 아니다.
황실의 종친 유비라는 사람인데...
밤중에 길을 잃었으니 하루밤만 자고가자."
"잠깐 기다려 보세요.
제가 주인님께 여쭈어 볼께요."
잠시 후 동자가 다시 나오더니 ....
"주인님께서 모시고 들어 오랍니다."
"어서 오시오. 유황숙....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밤 중이라서 음식 준비가 어려우니 우선 뜨끈한 라면이나 한 그릇 드시오."
"예...감사합니다.
라면 냄새가 구수하군요.
잘 먹겠습니다.
여기에 소주 한잔만 곁들이면 좋겠습니다만..."
"그렇게 하시오.
내가 마시려고 아껴둔 참이슬 한 병이 있으니 반주로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전통 소주의 고유한 맛 빨강 뚜껑(?)의 참이슬이군요.
카아....술맛 좋다.
라면 국물에 소주 한잔 들이키니 뱃속이 뜨끈뜨끈해지는군요.
그런데 선생님은 뉘신지?"
"난 사마휘라는 사람이오.
친구들은 보통 나를 <수경선생>이라 부른다오.
그런데 유황숙은 자신이 40세가 넘도록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 다니는 이유를 아시오?"
"잘 모릅니다.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싸움터에서는 용감하게 싸웁니다만....
번번히 깨지고 쫓겨다니는 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유황숙에겐 관우, 장비, 조운 등 맹장들은 있지만....
Brain Worker가 없기 때문이오.
즉 머리 쓰는 지략가가 없으니 고단하게 싸움을 해도 판판히 깨져서 쫓겨다니는 것이오."
"아닙니다. 제 수하엔 손건이나 미축 같은 지략가가 있는데요."
"그런 사람을 가리켜 <석두급 지략가>라 하지요.
그런 3류 지략가로는 천하를 도모할 수 없소."
"그렇군요. 그들은 백면서생일뿐 천재는 아니지요.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천하의 기재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와룡 공명이나...
봉추 방통 두 사람 중 하나만 얻어도 가히 천하를 편하게 할 것이오."
"와룡과 봉추가 누구입니까?
제가 필기도구를 안 가져왔는데 메모를 좀 해주시죠."
그런데...수경선생이 길게 하품을 하더니...
"아함 피곤하다.
애야 여기 라면 그릇 치우고 이불 깔아라.
손님도 방으로 안내해 드리고 불도 따끈하게 때 드려라."
유비는 더 이상 묻지못하고 피곤한 몸이라 곧 잠이 들었죠.
이튿날 새벽인데...문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립니다.
탕..탕...탕...탕(문 두드리는 소리)
"여기 문좀 열어 보시오.
간밤에 혹시 누가 찾자 오지 않았나요?"
"저..저건...자룡의 목소리다.
자룡아...자룡아 ...나.여기 있다."
"주공...무사하셨군요.
어제 밤 갑자기 행방불명 되시어 이렇게 군사를 몰고 찾으러 왔습니다."
"그래...잘 찾아 왔구나.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그런데 저 말이 나를 살렸다.
어서 돌아가자."
유비가 수경선생께 인사를 드리려고 찾았으나 벌써 출타 중이라서 만나지 못합니다.
"수경선생님께서는 새벽 일찍 일어나 산행을 떠나셨습니다.
제가 대신 안부 말씀 전해 드리겠습니다."
유비는 동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신야로 돌아왔습니다.
신야로 돌아온 유비가 유표에게 풍년잔치의 암살 미수 사건을 항의했으나....
채부인이 오빠인 채모를 감싸는 바람에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습니다.
하루는 유비가 말을 타고 나들이를 나가는데...
갈건에 베옷을 입은 남자가 유비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왜 적로를 타고 다니십니까?"
하고 묻습니다.
"말의 관상도 불 줄 아시오?
이 말이 주인을 해친다는 얘긴 2~3 사람에게 들었지만,
오히려 이 말 때문에 내가 생명을 구했소."
그러나 그 남자는 무겁게 고개를 흔들며...
"이 말은 언젠가는 꼭 주인을 해치고 말 것입니다."
"그럼 그걸 면할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예...액땜하는 방법이 있지요.
선생께서 미워하는 자에게 이 말을 주십시오.
그 주인이 해꼬지를 당한 후 다시 타신다면 아무일 없을겁니다."
"나 살자고 남을 해치는 그런 비겁한 짓을 하고 싶지 않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가까운 선술집에서 탁배기나 한잔 합시다."
"선술집 보다는 <서서갈비>에서 갈비에 소주가 좋지않을까요?"
"좋습니다.
요즘 <서서갈비>집엔 매운 갈비가 인기더군요."
"금방 드린 액땜 방법은, 선생님의 인품을 떠보려고 해본 말씀입니다."
"저는 서서라는 사람입니다.
자는 원직(元直)이죠.
영천군에서 태어났으며 무예와 학문을 익혔지만...
마땅한 주군을 만나지 못해 세상을 떠돌고 있습니다."
"젊은이...내가 보기엔 범상치 않는 인물이신데 내 군영의 군사를 맡아 주시오."
인재를 한눈에 알아본 유비는 이른바 <길거리 스카웃>으로 서서를 단번에 중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공교롭게도 번성이라는 곳에서 조조의 사촌동생 <조인>이 군사 5,000명을 끌고 신야를 침범하였습니다.
이른바 국경 트러블인데...서서라는 군사가 이번 전투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서서의 책략으로 조인을 물리치다.
"번성의 조인이 여광과 여상이라는 장수와 함께 5,000군사를 이끌고 이곳을 치기 위해 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비 할까요?"
유비가 서서에게 계잭을 묻자....
서서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계책을 올립니다.
"번성에서 이곳으로 오기 위해서는 수곡이란 골짜기를 동과해야 합니다."
"관공께선 군사 1,000명과 함께 골짜기 왼편에 매복하시고
장비 장군께선 오른쪽에 매복하십시오.
주공께선 군사 1,000명으로 조자룡과 함께 적의 앞길을 막는다면 적은 군사로 넉넉하게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비는 서서의 계책대로 군사를 몰고 나가 여광과 여상 두 장수의 목을 베고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군사...참으로 좋은 계략이었소.
이제 우리도 책사를 모시게 되어 마음 든든하군요."
"예...주공 감사합니다.
그러나 조인이 죽지 않고 패해 달아났으니..
조만간 더 많은 군사를 몰고 올 것입니다."
서서의 예측데로 번성까지 쫓겨간 조인은 다시 4만5천명의 군사를 몰고 신야성 앞까지 출전하여 진을 쳤습니다.
"야이 돗자리 치기 촌놈 유비야.
내가 펼친 이 진법을 알아보겠느냐?"
조인이 진을 펼치자 유비가 서서에게 묻습니다.
"저건 무슨 진법인지요?"
서서가 성위에서 내려다 보더니...
"저건 팔문금쇄진이라는 진법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손빈이 창안한 진법으로 팔문이란 8개의 문을 말합니다.
적들은 무려 4만 5천명으로 그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조자룡 장군이 철기병 5,000명만 이끌고 출전하면 모두 전멸시킬 수 있습니다.
저 진을 잘 보십시오.
위에서 보면 마치 달팽이처럼 보이지요?
저 진의 가운데를 용의 눈이라 부릅니다.
조장군께서는 생문(生門) 으로 치고 들어가 서쪽으로 빙빙돌면서 용의 눈까지 들어가십시오.
핵심인 <용의 눈>에서 적을 마음껏 유린한 후 경문(景門)으로 뛰쳐나오십시오.
조자룡이 서서의 책략대로 5,000의 군사를 이끌고 들어가 휘젓고 다니자 팔문금쇄진은 금새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서로 밀치고 밟아 숫한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를 관망하던 유비가 관우 장비와 함께 성문을 열고 뛰어나가 공격하니 조인은 겨우 2~3,000명의 병졸만 구하여 허도까지 도주 하였습니다.
조인이 4만 5천의 군사를 잃고 패배하여 돌아오자.
조조가 크게 놀랍니다.
“서서가 도대체 누구인데 이렇게 대패했단 말이냐?”
정욱이 서서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는 영천사람으로 자를 원직이라 합니다.
사마휘 수경선생의 제자인데 최근 유비를 만나 그의 군사로 기용되었습니다."
"놀라운 책략가로구나.
그를 스키읏 해올 묘안이 없겠느냐?"
"서서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대단한 효자라고 합니다.
그 어머니를 모셔다 회유하면 서서가 이곳으로 투항할 것입니다."
조조는 정욱의 계책대로 서서의 어머니를 모셔옵니다
졸지에 허도로 잡혀온 서서의 어머니는 강력히 항의하죠.
"너흰 누구인데 이 늙은 할머니를 납치하는거냐?
난 너무 늙어 밥도 짓지 못하고 빨래도 하지 못한다."
"할머니...아니 젊은 여사님.
사실 저희는 여사님의 아들 서서를 모시고 싶습니다.
그런데 서서가 유비라는 사기꾼에게 속아 그를 돕고 있습니다.
여사님께서 편지를 한통 써서 아드님을 이리로 불러 주시죠."
"닥치거라. 유비라면 인의를 중시하는 황실의 종친인데 사기꾼이라니?
너희들이야 말로 납치범에 사기꾼들이다.
빨리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라."
서서의 어머니가 완강하게 나오자...
정욱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승상 차라리 서서 어머니의 가짜 펀지를 만들어 그를 유인합시다."
“가짜 편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면 금방 들통날텐데...”
“승상 지금은 고대사회라서 그럴 염려는 없습니다.
제가 가짜 편지 만들기 달인을 데려오겠습니다.”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편지가 서서에게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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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아.
객지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냐?
난 지금 조조 승상에게 초청되어 하루하루를 너무 행복히게 보내고 있다.
맛있는 음식과 호화주택....따뜻한 옷과 고급 가재도구들...
내가 살아 생전 이렇게 호강을 누릴 줄 몰랐구나.
이제 내 소원은 아들 너와 함께 남은 여생을 보내는 것이다.
그 얼치기 같은 유비와 어울리지 말고 빨리 엄마 곁으로 오너라.
아들...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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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은 서서는 대성통곡합니다.
어머니...어머니.....
제가 너무 고생을 시켜 드렸군요.
서서는 제갈량을 천거한 후 유비를 떠나다.
서서는 틍틍부은 눈으로 유비에게 작별인사를 고합니디.
"주공...어머니께서 조조의 진영에 계십니다.
편지로 저를 부르시는데...
제가 가지 않으면 어머니가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저는 하나 밖에 없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허도로 가야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을 알려드리죠.
주공께서는 몇일 전에 사마휘 수경선생을 뵌적이 있죠?"
"예...내가 채모에게 쫓기다 길을 잃었는데 그때 숲속에서 수경선생 집을 발견하고 하루밤 신세를 진 일이 있습니다."
"그 수경선생님이 바로 제 스승이십니다.
수경선생께서 어떤 의미심장한 말씀을 안 하시던가요?"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지략가가 없어 늘 쫓겨다닌다며...
공명 또는 방통 2사람 중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더군요."
"그렇습니다.
그 공명과 방통이 모두 저와 함께 동문수학한 수경선생의 제자들입니다.
제가 공명의 거처를 알려 드릴테니 꼭 그분을 모셔 책사로 삼으십시오."
"공명을 선생과 비교하면 재주가 어느 정도입니까?"
"저보다 10배 이상 뛰어난 인물입니다.
지금 융중 땅 남양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니 꼭 모시기 바랍니다."
서서는 공명을 천거해 준 후 어머니를 찾아서 조조에게 갔습니다.
그러나 서서의 어머니는 조조에게 속은 아들을 크게 책망하며 시름시름 앓더니 몇일 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난 조조 때문에 어머니를 잃었다
난 잎으로 조조를 위해서는 아무런 묘책도 내지 않겠다."
맹세데로 서서는 조조를 위해 평생 동안 단 한번도 책략을
내지 않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서서가 천거한 제갈공명이 누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제갈량.....
자는 공명이고 호는 와룡입니다.
서기 181년에 산동성 낭야군 양도현에서 제갈규의 6남매 중 둘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당시엔 도겸이 통치하던 서주성입니다.
조조의 아비가 서주를 통과하여 길을 가다가 도겸의 부하에게 피살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조조는 사흘 밤낮 머리를 풀고 통곡하한 후, 30만 대군을 이끌고 서주를 침공합니다.
서주를 정복한 조조는 아비의 원수를 갚는다는 구실로 서주 백성들을 상대로 대학살을 감행합니다.
이 학살로 인해 제갈공명도 조조군에게 부모를 잃게 됩니다.
공명이 평생 조조를 그토록 미워한 것은 바로 조조군에게 부모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내 고향은 산 좋고 물 맑은 살기 좋은 곳이었다.
낮엔 아이들이 뛰놀고 밤엔 이웃과 친척들이 사랑방에 모여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조조가 일으킨 전쟁으로 우린 모든 것을 잃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까지...."
공명은 눈물을 흘리며 숙부인 제갈헌을 따라 고향을 떠나 유표가 다스리는 형주성의 이라는 시골에 정착하게 됩니다.
제갈량은 어려서부터 열심히 책을 읽고 학문을 닦았는데
하나를 들으면 백 가지 이치를 깨달았다 합니다.
낮엔 밭갈이를 하고 집 주변엔 뽕나무를 심어 관리합니다.
한가로운 때는 어머니를 그리며 무릎을 껴안은 채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양 융중에서 주경야독을 하는 제갈양에게 어느날 황승언이라는 덕망 있는 유지가 찾아옵니다.
공명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낮엔 밭을 갈고 밤엔 책을 읽으며 세월을 보내는 제갈공명에게....
어느날 그 지방의 최고 명문가 황승언이라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자네가 공명인가?
자네 학창시절 전국 학술경진대회에서 1등을 했다는 소문은 들었네.
아직 사귀는 여자가 없다면 내딸 월영이를 만나보지 않겠나?
그앤 얼굴은 조금 거시기(?)하지만 ....
자네가 그애와 사귀어 보면 상상 이상의 것을 얻게 될거야."
"알겠습니다. 어르신....
저는 여자의 외모를 보지 않습니다.
저는 사람 마음을 봅니다.
따님을 만나보겠습니다."
이렇게 되어 공명은 월령이란 아가씨를 처음 만나게 됩니다.
"공명 오빠...
안녕하세요. 저 월영이에요."
"허....허걱...
예....안녕하세요. 제가 공명입니다."
"공명 오빠 소문대로 잘 생기셨네요."
"위...워...윌령씨도 소문대로 미...미인이시군요."
“어머...공명 오빠는 여자를 보는 안목이 정말 높군요.
그런데 갑자기 말은 왜 더듬어요?”
“예...예...제...제가 거짓말을 잘 못해서...
아...아니...그게 아니고....
월영씨가 너무 예뻐서....”
공명은 월령을 만나 곧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공명 오빠,.....
나 얼마나 사랑해?"
"응? 월령씨가 하늘에 동그라미를 그려봐."
"자 그렸어..."
"그 동그라미를 뺀 하늘만큼 사랑해 ♡ ♡ ♡~
"오빵~~~나도 사랑해...♡♡♡♡
그러데 오빠 눈엔 월령이 어디가 제일 예뻐?"
"응~~~~
월영의 미모를 묘사해 볼까?
태블릿 PC처럼 납작한 얼굴도 예쁘고
새까만 피부에 노랑머리도 매력 있고
위로 들린 들창코도 아름답고....
웃을 때 드러나는 벌건 입념과 누런 이
손이라도 벨 듯한 사각턱
쪽 째진 눈에 두툼한 입술...
짜리몽땅한 숏다리
모두 모두 다 예뻐... 매력이 흘러 넘쳐.
다 예뻐....너무 예뻐..."
"오~~빵~나도 오빠가 너무 좋아...♡♡♡♡
그런데 아까 하늘에서 동그라미는 왜 뺐어? "
그 동그라미는 어떤 여자야?"
이렇게 공명과 황월영은 깊은 사랑 끝에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당시 남진씨는 이런 노래를 유행시켰죠.
ㅡ마음이 고와야 여자지ㅡ
새까만 얼굴색의 월령씨 겉으론 못생긴 듯 보여도
마음이 비단같이 고와서 정말로 나는 반했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한번만 마음 주면 변치 않는 여자가 정말 여자지
사랑을 할 때는 두 눈이 먼다고 해도
월령씨 두 눈은 샐쭉이 깜박거리네
♡♡♡♡♡♡♡♡♡♡♡♡♡♡
소크라테스의 처 <크산티페>는 악처로 소문나 있고,
제갈공명의 처 <황월영>은 박색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그러나 못생긴 아내를 맞은 공명은 .......
평생 월영 한 여자만을 사랑했습니다.
일부다처제가 풍습이던 당시에도 다른 여자에게 눈길 한번 돌려 본 사실이 없습니다.
월영은 공명 못지 않게 뛰어난 천재였습니다.
한번은 공명의 집에 한꺼번에 20명이 넘는 손님이 예고없이 들이닥쳤습니다.
"여보...손님이 많이 왔는데 국수를 좀 만들어오시오."
하고 아내에게 주문했더니
말이 떨어지자 마자 국수를 삶아옵니다.
공명이 의아하게 생각하여 뒤뜰로 나가보니 월영이 여러 개의 방아를 만들었는데 그 방아들이 한꺼번에 자동으로 작동하여 밀을 순식간에 찧어내더랍니다.
손님이 모두 간 후....
공명이 감탄하며 아내를 칭찬합니다.
"월령씨는 정말 머리가 좋군요."
"공명오빠...내가 신기한 수레를 만들었는데
오빠에게 보여 줄까?
내가 여자라서 집안일 하기가 힘들거든요.
특히 무거운 식량을 혼자 옮기기 힘든데....
이 수레를 만들어 무거운 짐을 싣고 다니니
조금도 힘들지 않고 너무 좋아요......"
"월영씨.....수레가 참 독특하군요.
무거운 양곡을 싣고 혼자 힘으로 산길도 다닐 수 있겠네요.
머리 모양이 소나 말처럼 생겼으니 <목우유마> 라고 부릅시다.
공명은 아내에게서 <목우유마> 만드는 법을 배우죠.
그리고 후일 북벌을 감행하여 위나라와 싸울 때.....
험준한 산악에서 군량미 운반에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공명은 평생 <백우선>이라는 부채를 들고 다녔는데 그것도 아내 월령의 귄고 때문이었습니다.
"당신은 기쁘면 바로 웃고 싫으면 찌푸려 표정이 금방 들어납니다.
그러니 늘 표정을 감추세요"
이렇게 충고 하였기 때문이죠.
월영은 그 후에도 현명한 처세와 내조로 남편 공명을 그림자처럼 돕습니다.